6평, 이것만은 알고 응시합시다.
아는 문제를 틀리는 이유
간단한 게임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한글을 읽을 줄 압니다. 그리고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보라가 각각 어떤 색인지 알고 있습니다. 자 여러분은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정보를 활용해서 게임을 하나 해보죠.
글자의 색깔을 말하는 아주 간단한 게임입니다.
어렵지 않죠? 예를 들어 드릴게요.
위 글자를 보고 글자의 텍스트인 노랑을 말하는 게 아닌 글자의 색깔인 보라를 말해야 하는 간단한 게임이에요. 뇌과학 실험에서 자주 쓰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자 다시 한번 설명드릴게요. 파랑이라고 되어 있다면? 글자의 색깔인 초록을 말해주시면 되는 아주 간단한 게임입니다. 이제 시작해 보겠습니다. (혹시나 선천적으로 빨강과 초록을 구분하는 게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면 빨강과 초록은 넘어가셔도 됩니다)
첫 번째 줄부터 차례대로 최대한 빠르게 글자의 색깔을 말해보세요.
어떤가요? 정보를 알고 있는 것과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6평에서 일어날 일들
여러분이 앞두고 있는 6평이라는 시험에서도 마찬가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분명 분석했던 작품인데,
내가 분명 암기했던 공식인데,
내가 분명 해석했던 구문인데..
여러분들이 분명 알고 있는 정보를 실전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그 정보를 까먹어서가 아닙니다. 만약 까먹어서 그런 거라면 시험이 끝나고도 그 정보가 떠오르지 않아야 하는데, 시험이 끝나고 나면 내가 실전에서 놓쳤던 부분들이 무엇인지 기억나기 시작합니다. 아쉽고 답답한 마음에 속상하겠죠. 그 원인과 해결책을 알려드릴게요.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단어를 예시로 설명을 한 후에, 우리가 준비하는 6평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분명 알고 있는 단어이고, 외운 단어인데 실전에서 빠르게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나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조급함을 느낄 때는 더 그렇죠. 여러분들이 분명 알고 있는 단어의 뜻이 실전에서 빠르게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여러분이 단어를 까먹어서가 아닙니다. 그러면 알고 있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가 보통 단어를 학습하는 상황에서는 단어의 뜻만 기억해 내면 됩니다. 그러니 단어를 보고 뜻을 빠르게 떠올릴 수 있죠. 그런데 실전에서는 어떠한가요? 우리는 단어 퀴즈 대회를 준비하는 게 아닙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 문장 구조도 파악해야 하고, 논리적인 독해를 해내야 합니다. 단어의 뜻을 떠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이러한 복합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우리의 뇌의 능력이 분산되어야 하기 때문에 확실히 알지 못하는 단어들은 떠올리기가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어를 여러분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입력(INPUT) 학습과 함께 단어를 머릿속에서 꺼내는 인출(OUTPUT) 학습 또한 해주어야 합니다. 인출해 내는 능력을 충분히 키워주지 않는다면, 뇌의 능력을 적절히 분산시켜야 하는 실전에서는 아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당황하는 상황을 계속해서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6평을 잘 치고 싶다면 이렇게 하세요
지금부터가 오늘 멘탈레터의 핵심입니다. 이번 월요일, 수요일에 발행된 멘탈레터는 오늘 이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일종의 빌드업이었던 셈이죠.
제046호, 제047호를 읽지 않은 학생들이라면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에 더 집중해 주시고, 이미 읽은 학생들은 제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빌드업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6평을 앞둔 여러분의 심정은 어떠한가요?
어느 정도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판단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보다는, 자신이 계획해 놓은 것들을 제대로 끝내지 못해 6평을 치기에는 자신의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생각하는 학생들이 더 많을 거예요. 저도 그런 학생 중 한 명이었기에 여러분의 심정을 잘 이해합니다.
그런 여러분에게 한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6평까지 남은 기간 동안에는 아는 것을 늘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요즘 아는 것을 최대한 늘리려 진도를 과도하게 빠르게 나가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배워도 배운 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데, 진도를 따라잡기에 급급해 낮은 밀도로 학습을 한다면 그 결과는 뻔합니다. ‘배운 기억’은 있지만 제대로 활용할 순 없을 겁니다.
여러분이 6평을 앞두고 아는 것을 늘리고 싶은 궁극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6평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이뤄내고 싶어서가 아닌가요?
그렇다면 아는 것을 늘려서 점수를 높이려는 방법보다는, 이미 아는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깎이는 점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학습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길게 보았을 때 수능을 위해서도 올바른 방향입니다. 6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실전 경험을 많이 쌓으셔야 합니다. 실전에서 마주하는 여러 문제 상황을 6평 때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 연습을 통해 미리 경험해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파악한 후에 6평에 응시하셔야 합니다.
마지막 순간 무너지지 않도록
부족한 나의 실력을 드러낼 6평을 회피하고 싶은 학생들도 있을 겁니다. 6평도 회피하고 싶은 심정인 학생들이 실전 연습을 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합니다. ‘아직 나는 불완전하니까 개념에 집중하자. 실전 연습은 9평 직전부터 해나가면 돼’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죠.
합리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합리화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해야 합니다.. 6평까지는 실전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시고, 6평 이후에 또 다시 아는 것을 늘려나가셔야 합니다. 물론 6평 이후에는 이와 동시에 실전 연습을 꾸준히 병행해야 합니다.
저는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수능이 다가왔을 때 멘탈이 크게 흔들리다 결국 무너져 내리는 것을 너무나 많이 목격해왔습니다. 그런 모습을 목격하며 늘 안타까움을 느꼈기에, 이번 주에 발행한 세 편의 멘탈레터에는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단 한 가지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마지막 순간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는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좌절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도록 6평뿐만이 아니라 9평, 그리고 수능까지 저희 아맞다 팀이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AMATDA
노력을 실력으로, 온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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