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레터 (870명)
멘탈레터란?
🟢

당신의 후회는 오늘도 일회용

여러분, 후회 많이 하시나요? 저는 정말 후회 많이 합니다. 그렇다면 하루 중 언제 가장 많이 하시나요? 저는 자기 전에 누워서 많이 합니다.
그러면 후회를 하고 나서 여러분은 얼마나 변화하시나요?
후회라는 건 내가 한 행동과 그 행동을 한 나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내리며 느끼는 감정인데, 그 평가가 앞으로의 나를 바꾸지 못한다면 그 후회는 그저 감정낭비에 불과한 게 아닐까요?
일회용 후회가 쌓이고 쌓이다 시간이라는 현실의 한계를 도저히 넘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 때우리는 결국, ‘포기’라는 걸 선택하게 됩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당장 변화하셔야 하고 그럴 수 있습니다. 내일부터, 아니 오늘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도 같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수능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바나나기차입니다.
저는 칼럼을 쓰면서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편인데요. 이 칼럼을 쓰면서는 다른 칼럼을 쓸 때보다 더 많은 생각이 들었고 더 깊은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제 생각에 변화가 생겼고, 행동의 변화로 이어졌고, 그래서 당연히 변화된 결과도 손에 쥘 수 있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끼는 칼럼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한테도 그런 칼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침대에 누워서 하루를 돌아보면, 오늘 하루 뭐 하고 뭐하고 또 뭐 하느라 시간 많이 날렸네. 내일은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리고 다음날 되면 어땠을까요?
그런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또다시 비슷한 일상을 보내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관성에 빠져서 지내는 건 정말 무서운 상태예요. 벗어나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볼게요.
후회는 부정적인 감정인가요? 그리고 후회하는 행동은 부정적인 행동일까요?
아닙니다. 후회는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에요.
후회는 단지 부정적인 결과를 ‘떠올리며’ 내가 느끼는 감정이지 후회 자체가 부정적인 감정인 건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후회라는 감정을 느낀 뒤에 현 상태를 개선해나갈 수만 있다면 후회는 오히려 여러분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감정이고, 긍정적 행동과 결과의 밑거름이자 씨앗이 되는 거예요. 어렵지 않죠?
후회는 피드백의 일종이고, 피드백은 개선의 기회입니다. 자신의 성장을 방해하는 행동을 반복하면서도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는 학생들, 사람들 정말 많아요. 우리가 후회한다는 건 그래도 아직 우리의 목표가 우리 자신에게 ‘앞으로 나아가자’라고 설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후회가 일회성이라는 건데..
후회가 더 이상 일회성으로 소비되어 나의 감정이 낭비되지 않고 긍정적인 변화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매일 아침에 하는 행동이 있죠. 오늘 하루동안 해야 할 목록을 작성하는 겁니다. 플래너에 기록하기도 하죠.
그런데 하지 말아야 할 목록은 작성해보셨나요? 한 번도 없다면 꼭 해보세요. 목록을 작성해서 딱 일주일 동안만 기록해보잖아요? 후회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이미 이 방식을 시도해봤지만 실패를 경험한 학생들도 있을 건데, 그런 학생들은 한 가지를 놓쳤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 한 가지가 무엇인지도 지금부터 하는 설명에 녹여서 알려드릴게요.
저는 목록에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한 5개 정도를 적었는데, 처음부터 7~8개 이런 식으로 너무 많이 정하지는 마세요. 욕심내면 안 됩니다. 이렇게 적당한 개수의 목록을 적은 후에 각 항목 옆에 체크할 수 있는 칸을 만들어서 일주일동안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 안 했다를 기록하시면 됩니다.
기록해보면 처음에는 어떨까요? 3일 정도는 웬만하면 거기 적혀 있는 거 잘 안해요. 하면 안 되는 일들, 그러니까 내가 안 하기로 다짐한 행동을 해버리고 결국 거기에 기록하는 것보다는 그냥 참고 안 하는 게 나으니까요. 근데 우리는 누군가요?
인간입니다. 인간은 정말 나약한 존재예요.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는 거구요. 여러분 기록하다보면 이런 순간이 무조건 옵니다. 무조건 와요. 어떤 순간이냐면, 하면 안 되는 목록에 적혀 있지만 나의 인내력이 바닥나거나 충동적으로 해버리는 행동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잘못된 걸까요?
아니에요. 당연한 거예요. 당연한 건데도 여기서 많은 학생들이 이걸 실패라고 여겨요. 그래서 포기해버리죠. 이 목록을 작성하는 목적은 그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함이 아닙니다.
내가 하지 않기로 한 행동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기록’으로 남기는 게 목적이에요. 후회가 일회성으로 끝나버린다라는 게 저희의 문제였으니까요. 절대로 절대로 기록을 멈추지 마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후회는 또 다시 일회용이 될 겁니다. 그런데 멈추고 싶은 순간이 올 거예요. 자괴감이 들거든요.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나 스스로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해버렸다고 기록을 남기는 거, 불편할 거예요. 그래서 아예 기록을 남기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싶은 게 우리 인간의 모습인 겁니다. 그런데 그런 불편함을 흘려보내지 않아야 우리가 결국에 변화를 해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기록을 멈추면 안 되는 겁니다. 내가 내 다짐을 지켰든 안 지켰든 말이에요.
저도 이걸 하면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걸 그대로 기록에 남기면서 자괴감을 느꼈어요. 그런데 계속 기록하다보니 바뀌는 순간이 오더라구요.
와.. 솔직히 3일 동안 이걸 못지키는 건 아니다. 내가 이거 밖에 안 되나? 3일 동안 못지켰으니까 오늘은 진짜 지켜보자.
진짜, 지켜지더라구요.
만약 제가 이걸 기록하지 않았다면 결국 저는 관성대로 살아갔을 겁니다. 변화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기록으로 남겨두니까 지킬 수 있게 되더라구요. 변화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3일치의 후회가 4일째에 변화할 수 있는 연료로 사용 된 거죠. 이런 긍정적 변화의 뿌듯함을 느끼니까 다시 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다음에 이틀 동안 못 지지키게 되었을 때는
어, 저번엔 3일 동안 못 지켰는데 이번에는 이틀에서 끝낸다.
이렇게 목표를 설정하고 결국 해낼 수 있게 되더라구요. 핵심은 뭐예요?
기록을 절대 멈추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목록과 기록은 무조건 그냥 내 눈 앞에 보이는 곳에 두세요. 시각적으로 내 눈 앞에 바로 보이는 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시겠죠?
그러면 오늘 이야기 마무리해보겠습니다.
모든 도전 끝에는 아쉬움이 뒤따를 수 있지만, 모든 도전 끝에 꼭 후회가 뒤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아쉬움은 결과를 확인한 후 느끼는 감정이고, 후회는 과정을 떠올리며 느끼는 감정이니까요.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후회를 피드백으로, 개선의 기회로 삼아봅시다. 하지 말아야 할 목록을 작성하고 지켜졌는지 지켜지지 않았는지 기록해봅시다. 불편함이 느껴지더라도 그 불편함을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여서 성장해 나가봅시다.
마지막 순간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저도 여러분과 같이 달려나가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응원합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
지금까지 수능 라디오의 김희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