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장을 펼쳐야 하는 학생들

기본적으로 3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단어장을 펼쳐야 합니다.
단어장으로 외우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핑계로, 매일 문제를 풀면서 나오는 모르는 단어들을 외우는 학생들이 많은데 3등급 이하의 학생이라면 그리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지금 시기에 3등급 이하라면, 어떻게든 절대적인 단어 암기량을 증폭시켜야 합니다. 근데 하루 동안 푸는 문제의 수는 한계가 있죠. 단어를 많이 암기하기 위해 문제를 많이 풀 순 없습니다. 문제를 푸는 목적은 애초에 단어를 암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당 지문에 나오는 문장과 논리를 배우기 위해서이니까요. 하루에 푸는 문제량을 높이게 되면 하루 안에 그 모든 문제에 대한 학습을 다 소화해내기 어려워 결국 풀고나서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채 넘어가버리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실 상 그 문제와 문제를 푸는 데 투자한 시간은 낭비되는 것이죠.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단어암기와 같이 성가신 학습은 시간을 따로 내서 하려고 하면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고 효율은 낮아진다고 말이죠. 단어암기는 얼음을 얼리듯 학습하는 게 아니라, 스프레이를 뿌리듯 학습해야 합니다.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가볍게 학습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루동안 시간 날 때마다 단어장을 펼치는 건 정말 고통스럽죠. 그래서 제가 소개한 도구가 ‘포스트잇’이었습니다. 내가 외워야 할 단어를 포스트잇에 적어서 책상 위에 붙여 놓는다면 굳이 단어장을 펼치지 않아도 시간 날 때마다 언제든 보고 외울 수 있으니까요.
얼마나 자주 봐야 해요?
이렇게 묻는 학생들이 있는데, 지금 시기에는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 보세요. 간절한 만큼 보세요. 여러분의 목표를 이루는 데 영어 등급의 중요성이 낮다면 굳이 애쓰지 말고 다른 과목 하세요. 그런데 영어 등급이 꼭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자주 보시면 됩니다.
매일 아침 옮겨 적는 게 귀찮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단어 암기가 귀찮아서 미룬 학생들은 더더욱 그렇게 느낄 수 있죠. 필요하지 않으면 귀찮음을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필요하면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감수해야 합니다. 40일입니다. 그동안 미뤄왔는데 남은 40일마저 감수하지 않는다면 그 어떠한 변화도 가져오긴 힘들 겁니다.
그래도 한 가지 팁을 드리겠습니다. 귀찮음의 총량을 줄일 순 없지만, 귀찮음을 느끼는 빈도는 줄일 수 있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 예를 들어 일요일에, 일주일 동안 외울 단어들을 포스트잇에 미리 다 적어두면 됩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빡세게 고생하는 거죠. 나머지 날들은 책상에 붙이고 간절한 만큼, 필요한 만큼 자주자주 보세요.
그렇게 단어 암기량을 증폭 시켜야 합니다.